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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사회와 인간

[독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_강신주 철학박사 "강신주"는 이미 인문학계의 큰 아이콘이 되었다. 요즘은 가끔 TV 예능에도 얼굴을 비추는 것 같다. 그만큼 그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 강신주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솔직히 별로 끌리지는 않았다.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만큼 쉽게 정리된 철학 대중서를 아직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세라는 그의 책도 한번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충동구매를 해버렸다. 그때가 2013.02.07일이다. 그리고 반년 정도 뒤에 이 책에대한 리뷰를 끄적거려 보려한다. 이 책의 부제는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러 철학자들이 쓴 책 바탕으로 그가 쓴 철학 에세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인문학 카운슬링이라고 이름 붙인 것인가. .. 더보기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을 선물한 책_철학과 굴뚝청소부_이진경 ■ 두 사람의 굴뚝청소부가 청소를 마치고 내려왔다. 한 사람의 얼굴은 더러웠고, 다른 한사람의 얼굴은 깨끗했다. 그럼 과연 이 두 사람 중 누가 세수를 하게 될까? 정답은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자기도 더러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위 예화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_뫼비우스의 띠』에 나오는 이야기다. 위 예화는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어울리지 않는 『철학과 굴뚝청소부』라고 지은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이진경씨가 지은 이 책은 근대철학사 전반을 다룬 책이다. 그가 말하는 근대철학의 키워드는 『주체』와 『대상』 그리고 『진리』이다. 그런데 위 예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인식하는 주체와 인식되는 대상으로 양분되면 인식된 것이 사실(진리)인지 알 수.. 더보기
영화에서 철학을 만나다_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_이왕주 물질 만능 사회에서 철학이 중요한가. 철학은 먹물들의 허세일 뿐일까.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철학을 찾는 이유는 물질이 채워 줄 수 없는 의미 때문일 것이다. "철학, 영화를 캐스팅 하다"는 영화를 재료로 삶의 다층적인 모습을 철학이라는 채에 걸러서 보여준다. 니체가 이렇게 춤을 예찬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육체와 대지를 긍정하는 위대한 의식(儀式)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긍정하는 자만이 춤을 출 수 있고 춤추는 자만이 대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다. 요컨대 삶을 사랑하는 자는 춤추려는 열정을 숨기지 못한다._230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연인간의 사랑은 결코 일심동체가 될만큼 깊어져서는 안된다. 사랑은 방향을 공유하는 것으로 족하다. [어린 왕자]의 생텍쥐페리도 .. 더보기
대중이 철학을 즐기는 법_철학 읽어주는 남자_탁석산 ■ 요즘은 철학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학생 아니 지성인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개똥철학일지라도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한 두 마디 헛소리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일까. 아니면 미학오디세이를 읽고 나의 철학지식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나도 한번 철학을 이해해 보겠다는 부질없는 오기 때문일까. 오늘도 이해되지 않는 철학관련 도서를 배게 삼아 배고 자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장면인가? 존재란 사물과 나와의 관계 속에서 생산되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 언제가 『TV책을 말하다』를 보다가 눈에 익은 얼굴을 보게 되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아...저사람 탁석산 아니야? 2학년 설계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추천해 준 『한.. 더보기
청계천과 유교적 풍류도시의 청사진_도올의 청계천 이야기_김용옥 ■ 청계천 복원사업이 마무리 되고 서울 도심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울 시장 이명박의 정치적 공략이었던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했다. 이 사건은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친환경적 패러다임으로의 옮겨가는 첫 발자국이 청계천 복원사업인 것이다. ■ 이 책에서 도올은 청계천 복원을 청계천이 가지는 철학적, 풍수적의미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는 “유교적 풍류의 도시”라는 주제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곳 중심에 청계천이 있다. 그가 생각하는 도시의 청사진을 한번 들어보자.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으로 모인다. 그 바퀴통 속의 빔에 수레의 쓰임이 있다. (도덕경 중에서...) ■ 바퀴통은 비어있어야 한다.. 더보기
100년전 우리와 현재 우리의 삶의 태도는 얼마나 다른가_나를 배반한 역사_박노자 국사 교과서들이 개화기를 이야기할 때, 보통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민족적 저항과 자주적 근대화의 모색”과 같은 거대한 도식을 잘 사용한다. 여기서는 ‘우리 모두가 외세의 피해자’라는 공동의식을 주입시켜 민족적 단결을 기하려는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 ■ 고등학교 국사 시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면서 일본의 만행에 치를 떨며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애국심에 불타는 선생님의 강의 속에서 일본은 한민족의 공공의 적이 되었고, 그 적개심을 구심점으로 우리를 하나의 민족으로 똘똘 뭉치게 했었다.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러했다. 지금은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스포츠 경기에서 한국팀이 일본팀에게 지리라고 하면 단번에 매국노 취급을 받기 십상이었고, 어느.. 더보기
한류의 시대, 한국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_한국의 정체성_탁석산 ■ 대한민국의 거리는 온통 영어로 가득 차 있다. 노래 가사 속에도 영어 구절은 꼭 한 구절씩은 들어 있는 것 같다. 한국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쉬우면서 어려운 질문이다. 이 질문에 탁석산이 대답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는가?" ■ 우리는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할 때 반드시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계를 집고 넘어가야한고 그는 말한다. 그런데 그는 보편성이란 이름뿐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유명론이라는 것이다. 즉, 보편성이란 추상적인 개념일 뿐 실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오히려 보편성이란 미국적이라는 말의 위장명이라고 주장한다. 생각해보면 그럴듯하다.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 더보기
지적 광대가 그린 권력에 대한 꼴라주_폭력과 상스러움 엑스 리브리스_진중권 ■ 진중권은 이 시대의 지적 광대다. 그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풍자하며 권력자와 사회의 음모를 들추어낸다. 진중권의 [폭력과 상스러움] 독특한 책이다. 좌파 논객인 저자의 성격상 보수세력과 우익세력에 대한 강렬한 비판이 담겨있다. 재밌는 것은 그 형식에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엑스 리브스’다. ‘엑스 리브스’는 어떤 글을 인용할 때 쓰는 관용구라고 한다. ■ 그는 이 책을 꼴라주처럼 구성했다. 쉽게 말하면 여러 책에서 다른 사람이 한말을 꼴라주처럼 짜집기(인용) 하고 또 그 조각을 짜집기(인용)해 전체적 글을 구성한다. 꼴라주적 구성이라고 하면 왠지 무언가 있어 보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말놀이? 또는 말장난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는 이런 책 구성을 통해 기득권자들을 조롱한다. 폭력과 상스러움:진중권의.. 더보기
중고생을 위한 도올의 철학강의_철학강의_김용옥 ■ 도올 김용옥이 중고생을 위한 철학강의 책을 내 놓았다. 1986년에 말이다. 도올 김용옥은 텔레비전을 보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는 학자일 것이다. 그의 드라마틱한(쇼맨쉽?) 강의는 그의 TV강의를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는 자신감이 넘치고 정열이 넘치는 학자이다. 자칫 과격하고 지 잘난 맛에 사는 놈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엄청난 지식축적의 노력과 깨달음을 향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보게 되면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이 책은 그가 중고생 수준에 맞게 서양철학 강의를 한 것이다. 그의 글은 1980년도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책의 문체와 별 차이가 없다. 한마다로 그는 예전부터 자기 머리 속에 있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마구 쏟아냈던 것이다. 읽다보면 정신이 없을 정.. 더보기
애니메이션으로 읽는 서양 철학_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_김용석 ■ 김용석의 글은 쉽게 느껴진다. 그것이 그의 글의 가장 큰 장점일지도 모른다. 제목을 보자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마치 애니메이션에 관한 책 같지 않은가? 한양대학교 도서관에서도 이 책이 애니매이션에 관한 책인 줄 알고 이 책을 애니매이션 책으로 분류해 놓았다. 애니메이션 책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본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그림은 없고 글만 잔뜩 있으니까. 물론 이 책을 애니메이션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재만 애니메이션에서 가져왔을 뿐 엄밀히 말하면 철학책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시대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들이 등장하고 저자는 그들의 사상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친숙한 소재로 풀어낸다. 이 책은 전문 서적이 아니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책은 아니다. 500쪽이라는 엄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