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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메라노/이탈리아] 남산 산책길에 안내판을 만든다면 이렇게 메라노 언덕 위 산책길을 걷다보면 가끔식 길다란 원통이 메라노 어느 곳을 향하고 있다. 그 원통에 한쪽 눈을 가까이 가져가면 메라노의 명소가 그 원 안에 들어 온다. 그리고 그 아래 판에는 그 장소에 대한 역사와 의미가 간략히 씌여져 있다.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위트있는 아이디어다. 서울 남산에도 이런 안내판을 설치한다면 좋으련만. 더보기
[로마/이탈리아] 인간이 만든 신의 공간_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출장 마지막 일정은 로마였다. 동행하신 신부님 덕분에 성베드로 대성당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얻을 수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출된지 얼마 안된지라서 그런지 성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은 아직 정리되지 부산함과 들뜬 설렘이 느껴졌다. 영원을 상징하는 듯한 끝없이 이어지는 열주는 이곳이 신을 위한 공간임을 장중히 말해주는 듯 했다. 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 공간을 통해서 신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세하게 조각된 성인들이 굳건히 서서 아래를 모습들은 불변하는 진리를 강론하는 듯하다. 성당 내부는 거대한 공간이다. 인간의 스케일이 아닌 신의 스케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은은한 빛과 그 빛을 영롱하게 반사시켜주는 황금 장식들. 그리고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의 울림.. 더보기
[메라노/이탈리아] 하몽하몽_하몽가게에 들리다 메라노 쇼핑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햄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정말 다양한 햄들을 파는 가게였다. 이런 햄을 "하몽"이라고 하는 것을 언제인가 들었던 것 같다. 돼지 뒷 다리를 소금과 후추에 절여서 건조시킨 햄이다. 훈제하거나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붉은속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예전에 냉장법이 발달되지 않았을 때, 고기를 오래 저장해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겠지. 햄 표면은 소금과 후추로 절여져 있고, 공기 건조에 의해서 단단해져 있지만 단면을 잘라보면, 생고기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한 입 먹어보면, 소금에 절인 짭짤하고 약간은 질긴 고기 맛이 난다. 개인적으로 햄을 좋아하지 않지만 메라노에 머무는 동안 가장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빵은 안먹어도 햄은 먹었다. 특히 레드 와인과 함께 곁.. 더보기
지구별 여행자의 일기장_끌림_이병률 끌림 국내도서>여행 저자 : 이병률 출판 : 달 2010.07.01상세보기 2010년 8월 21일. 호주 출장에 가지고 갈 옷가지들을 모두 싸고 나서, 한동안 책장을 바라보았어. ‘이번에는 무슨 책을 가지고 갈까?’ 결국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가 이병률의 '끌림‘을 골랐지. 저자의 10년 동안의 여행 기록이 담긴 산문집. 그런데 왜 저자는 제목을 ’끌림‘이라고 지었을까. 끌림의 기본적 속성을 당기는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무엇이 그토록 그를 끌어당겨서 세계 곳곳으로 이끌었을까. 공항에 도착해서 책을 펼쳐들었어. 책 속에는 그의 여행 속 수많은 시진과 글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지. 작가는 캐논 수동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다녔대. 그리고 시간을 사진과 글로 켜켜이 수집해 놓았지. 그가 찍은 사진은 그가 받은.. 더보기
안경(めがね)_휴식과 일탈 그리고 삶에 대한 메타포 휴식 인간의 삶은 자체가 구속일 수 있다. 나이를 먹고 그에 따라 의무와 역할이 주어지게 되면 삶이 거미줄처럼 우리의 숨을 조여 온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자신의 내면보다는 주위에 휘둘리게 되고 내가 가는 길이 정말 내가 원해서 가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욕망하는 것을 내가 욕망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따라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휴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적이 있었던가? 여름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기나긴 휴가 행렬에 동참한다. 바닷가로 산으로 아둥바둥 다시 사람들이 모인다. 길게 늘어선 차들과 사람들의 행렬 속에서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휴식과 멀어지게 된다. '쉰다는 것'은 '관광한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다. 관광은 목적이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