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마지막 일정은 로마였다.
동행하신 신부님 덕분에 성베드로 대성당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얻을 수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출된지 얼마 안된지라서 그런지
성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은 아직 정리되지 부산함과 들뜬 설렘이 느껴졌다.
영원을 상징하는 듯한 끝없이 이어지는 열주는
이곳이 신을 위한 공간임을 장중히 말해주는 듯 했다.
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 공간을 통해서
신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세하게 조각된 성인들이 굳건히 서서 아래를 모습들은 불변하는 진리를 강론하는 듯하다.
성당 내부는 거대한 공간이다. 인간의 스케일이 아닌 신의 스케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은은한 빛과 그 빛을 영롱하게 반사시켜주는 황금 장식들.
그리고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의 울림.
세계 각국에서 온 신자들은 예배당에 들어와 미사를 드린다.
나도 신부님과 함께 이탈리아어로 미사를 드렸다.
예배 내용이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들.
오직 스위스 국적을 가진 사람만 근위병이 될 수 있다곤 한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저렇게 성스러운 공간 바로 앞에는
이렇게 세속적인 일상이 펼처진다는 게 아닐까. 성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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