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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을 선물한 책_철학과 굴뚝청소부_이진경 ■ 두 사람의 굴뚝청소부가 청소를 마치고 내려왔다. 한 사람의 얼굴은 더러웠고, 다른 한사람의 얼굴은 깨끗했다. 그럼 과연 이 두 사람 중 누가 세수를 하게 될까? 정답은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자기도 더러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위 예화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_뫼비우스의 띠』에 나오는 이야기다. 위 예화는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어울리지 않는 『철학과 굴뚝청소부』라고 지은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이진경씨가 지은 이 책은 근대철학사 전반을 다룬 책이다. 그가 말하는 근대철학의 키워드는 『주체』와 『대상』 그리고 『진리』이다. 그런데 위 예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인식하는 주체와 인식되는 대상으로 양분되면 인식된 것이 사실(진리)인지 알 수.. 더보기
인간이 대지를 바라볼 때_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_오귀스탱베르크 출처: 이기숙(Lee Ki-Sook)_http://www.mu-um.com ■ 이번 학기에 마지막으로 읽을 책을 정하러 도서관에 갔다. 무슨 책을 고를까 하다가 『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어쨌다는 걸까? 책을 펴보니 근대성, 존재, 실체론, 투과성 등, 도저히 알 수 없는 단어들 투성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 한번 읽어보자. ■ 역시나 책의 내용은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저자인 오귀스탱 베르크는 프랑스의 환경 철학자이다. 그는 서양 철학자로는 드물게 일본을 비롯한 동양문화에 조예가 깊다고 한다. 그는 일본에 오래 거주하면서 동양문화를 연구하게 되었고, 일본.. 더보기
애니메이션으로 읽는 서양 철학_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_김용석 ■ 김용석의 글은 쉽게 느껴진다. 그것이 그의 글의 가장 큰 장점일지도 모른다. 제목을 보자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마치 애니메이션에 관한 책 같지 않은가? 한양대학교 도서관에서도 이 책이 애니매이션에 관한 책인 줄 알고 이 책을 애니매이션 책으로 분류해 놓았다. 애니메이션 책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본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그림은 없고 글만 잔뜩 있으니까. 물론 이 책을 애니메이션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재만 애니메이션에서 가져왔을 뿐 엄밀히 말하면 철학책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시대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들이 등장하고 저자는 그들의 사상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친숙한 소재로 풀어낸다. 이 책은 전문 서적이 아니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책은 아니다. 500쪽이라는 엄청.. 더보기
철학자 김용석의 유쾌한 세상 관찰_일상의 발견_김용석 ■ 출근 버스 안에서 낡은 책 하나를 꺼내 든다. 책의 두께는 한 400페이지 되는 것 같다. 두께는 속임수였다. 400페이지는 안 된다. 종이 질이 좋지 않다. 사람의 손이 많이 가지 않은 책임에는 분명한데 이렇게 너덜너덜한 걸로 보아 종이의 질이 거의 재활용지 수준에 가깝다. 그래도 보기와 달리 가벼워서 다행이다. 일상이라는 것은 가볍게 느껴지지만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무겁게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까? ■ 서양 철학자 김용석의 책『일상의 발견』은 전작 『깊이와 넓이 4막 16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에서 그는 『4막 16장』에서 말한 여러 철학적 개념을 일상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깊이와 넓이 4막 16장』보다는 『일상의 발견』이 조금 가볍게 느껴졌다. 하지만 저.. 더보기
서양 예술사의 흐름을 한권으로?_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 작가노트_진중권 ■ 미학오디세이가 유명한 책이긴 하나보다. 이렇게 부록으로 작가노트까지 나오는걸 보니 말이다. 하지만 50페이지 가량의 조그만 책이라도 무시할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이 책은 미학오디세이를 읽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그냥 무심코 미학오디세이를 읽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미학오디세이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먼저 미학오디세이의 구성에 대해 알아보자. 미학오디세이는 3성 대위법으로 구성되어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3개의 독립된 음으로 구성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화음은 본문의 대부분을 차지한 미학사, 두 번째 화음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디오게네스의 대화로 이루어지는 철학사, 그리고 마지막 화음은 어셔, 마그리트, 파라네시의 그림으로 이루어지는 예술가.. 더보기
철학과 미학의 삼중주_미학오디세이123_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세트 국내도서>인문 저자 : 진중권(JUNGKWON CHIN) 출판 : 휴머니스트 2004.03.22상세보기 '미학 오디세이'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은 게 군대 있을 때 읽었으니까 4년 만이다. 4년 전만해도 내 머리로는 소화하기 힘들었던 책이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소화해 내기 힘들다. 하지만 예전에 읽었을 때 보다는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많아졌고, 이해되는 부분도 늘었다는 것에 스스로 위로 한다.(진중권은 이 책을 대학원 다닐 때 썼다. 그러니까 내 나이 즈음 해서 이 책을 썼다는 거다. 대단한 용기와 열정이다.) 내 기억으로는 이 책을 읽고-정확히 말해서 3권- 조금 우울증 증세를 겪었던 것 같다. 아우라가 사라진 시뮬라시옹에 대한 허무함과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것이 자본.. 더보기
길을 묻는 철학자_엄정식_삶에 대해서 철학하기 길을 묻는 철학자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엄정식 출판 : 문학과지성사(잡지) 2009.06.05상세보기 저자는 왜 이 책의 제목을 ‘길을 묻는 철학자’로 지었을까. 책을 다 읽은 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외침을 책 속에서 여러 번 언급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길’이란 ‘자아를 찾아 가는 여정’이라는 은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아’는 보물을 찾는 것처럼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자아’는 숨겨진 보물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다. ‘자아’는 찾아 주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라 계속 변화할 수 있는 ‘능동적 개념’이다. 절대 목표점을 향해가는 ‘목적론 자아’가 아니라 고정된 목적지가 없는 ‘과정의 자아’라 하겠다.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 더보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_알랭 드 보통_사랑에 대한 예민한 관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영목역 출판 : 청미래 2007.08.01상세보기 이 아저씨 '보통' 민감한게 아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짜증 비스므리한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사랑에 대한 철학적 에세이라고 하는데 나에겐 그냥 어떤 현상에 예민한 아저씨가 궁시렁대는 글처럼 느껴졌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예전부터 느껴왔다고 생각한 것들을 "도통" 따라갈 수 없는 문체로 멋드러지게 휘갈려 놓아서, 그 능력에 내가 꽁한 열등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근데 사랑은 정의할 수 없는 거니까.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사랑의 실체는 없고, 다만 현상만 있을 뿐이라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