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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사회와 인간

대중이 철학을 즐기는 법_철학 읽어주는 남자_탁석산

 

 

 

■ 요즘은 철학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학생 아니 지성인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개똥철학일지라도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한 두 마디 헛소리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일까. 아니면 미학오디세이를 읽고 나의 철학지식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나도 한번 철학을 이해해 보겠다는 부질없는 오기 때문일까. 오늘도 이해되지 않는 철학관련 도서를 배게 삼아 배고 자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장면인가? 존재란 사물과 나와의 관계 속에서 생산되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 언제가 『TV책을 말하다』를 보다가 눈에 익은 얼굴을 보게 되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저사람 탁석산 아니야? 2학년 설계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추천해 준 『한국의 민족주의를 말한다』를 쓴 철학자였다. 그 책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그의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검색을 해보니 『철학 읽어주는 남자』라는 책이 나왔다. 내용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을 것 같다.(물론 예상은 빗나갔다.) 하지만 일대일 가르마를 탄 그의 얼굴이 실린 표지가 심히 부담스럽다.

 

■ 이 책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에는 철학에 대한 흐름과 방법론(사유기계)을 설명하고 있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일상적 소재를 텍스트로 철학적 담론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나라 철학계의 위기와 상황을 비판하는 글이 담겨있다.

 

■ 탁선삭은 논리적인 글을 쓴다. 마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봤던 전형적인 논설문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글이 딱딱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서론 본론 결론이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다는 뜻이다.(그의 글쓰기 방식에 태클을 걸 생각은 없다. 자기 맘이니까.) 그는 대중적인 글쓰기를 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대중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철학도서를 써야한다는 약간의 의무감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는 철학은 교양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과 혹독한 지적 훈련이 필요한 전문분야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철학자가 하는 철학적 플레이?를 보고 즐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쓰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철학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 대부분의 전문분야가 그러하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는 일반대중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현학적이고 뜬구름 잡는듯한 현학적 이야기로는 대중과 소통할 수 없다. 그래서 대중적 글쓰기를 하는 전문인이 필요하다. (하기야 요즘에는 너무도 많은 책들이 나와 무엇을 읽어야 될지 쉽게 결정할 수 도 없지만.) 진중권씨, 유시민씨, 서현교수님, 정재승씨 이진경씨 등이 이런 사람들이 대표적인 인물들일 것이다.

 

 

철학 읽어주는 남자
국내도서>인문
저자 : 탁석산
출판 : 명진출판 200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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