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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사회와 인간

청계천과 유교적 풍류도시의 청사진_도올의 청계천 이야기_김용옥

 

 

 

청계천 복원사업이 마무리 되고 서울 도심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울 시장 이명박의 정치적 공략이었던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역사의 페이지를 차지했다. 사건은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친환경적 패러다임으로의 옮겨가는 발자국이 청계천 복원사업인 것이다.

 

책에서 도올은 청계천 복원을 청계천이 가지는 철학적, 풍수적의미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는 “유교적 풍류의 도시”라는 주제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그리고 중심에 청계천이 있다. 그가 생각하는 도시의 청사진을 한번 들어보자.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으로 모인다.

그 바퀴통 속의 빔에 수레의 쓰임이 있다.

(도덕경 중에서...)

 

바퀴통은 비어있어야 한다. 그는 서울의 사대문 안이 바로 그러한 바퀴통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모든 유위적 바퀴살에 끊임없는 생명력을 부여하는 무위적 공간이라는 것이다. 사대문 안을 무위화 시킨다는 것은 차중심의 도시에서 사람중심의 도시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차타고 다니는 도시에서 걸어 다니는 도시로 그리고 고궁의 옛 모습과 청계천이 복원되며 녹지대 등의 공적 공간이 증가하며, 건물의 고도와 용적률이 절대적으로 제한되며, 삶의 문화가 고도의 유기체적 조화를 형성하는 도시, 이러한 도시의 지향성은 과거의 도시가 물리적 연결의 통로를 중심으로 성립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21세기 정보시대에 있어서는 그 네트워크가 전자기장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21세기 기술혁명은 기계적 기술에서 생명적 기술로 그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유교적 풍류라고 부른다.

 

 

 

도올의 글은 읽기 쉽다. 읽기 쉽다는 것은 내용이 쉽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의 글쓰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조금 선동적이고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그리고 감정이 실린 글을 쓴다. 그래서 글을 읽다보면 그에게 당하기 쉽다.(그는 종종 단정적으로 자기주장을 피력한다. 정신 차리고 비판적으로 그의 글을 접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의 생각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니까.)

 

이 논문집의 아쉬운 점은 분량이 작다는 점과 서울을 풍수지리적으로 분석하는 부분의 대부분은 전작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부분 나온 부분이라는 점이다. 30페이지만 읽으면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한 분량과 약간 우려먹기식의 책 구성은 읽고 나서 책 팔아먹으려는 수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생뚱맞게 어린이교육에 대한 글이 실린 것은 책 구성의 사족이라고 생각된다.

 

 

 

도올의 청계천 이야기 - 서울, 유교적 풍류의 미래도시
국내도서>인문
저자 : 김용옥
출판 : 통나무 200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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