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박사 "강신주"는 이미 인문학계의 큰 아이콘이 되었다. 요즘은 가끔 TV 예능에도 얼굴을 비추는 것 같다. 그만큼 그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 강신주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솔직히 별로 끌리지는 않았다.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만큼 쉽게 정리된 철학 대중서를 아직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세라는 그의 책도 한번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충동구매를 해버렸다. 그때가 2013.02.07일이다. 그리고 반년 정도 뒤에 이 책에대한 리뷰를 끄적거려 보려한다.
이 책의 부제는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러 철학자들이 쓴 책 바탕으로 그가 쓴 철학 에세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인문학 카운슬링이라고 이름 붙인 것인가. 그것은 강신주가 정의하는 진정한 인문학 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거짓된 인문학은 진통제를 주는 데 만족하지만, 참다운 인문학 정신은 우리 삶에 메스를 들이대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나가르주나, 이지, 마르큿, 들뢰즈 등등 솔직한 인문정신이 우리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딜 수 있겠는가? 아니 우리는 견뎌야만 한다. 그럴 때에만 우리에게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작은 희망이라도 생길 수 있을 테니까._p15
그는 인문학 정신을 현실의 모습을 직시하고 상처의 원인을 들여다 보는 일 그리고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상처를 도려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상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회와 생각의 기반이되는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책은 자아에 대한 물음에서 (1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타인과 나와의 관계(2부. 나와 너의 사이)에 대한 물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과 조직, 그리고 사회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이어나간다. 물론 각각의 에세이 사이에 연결은 다소 성기다는 느낌이 들지만 전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쉽게 철학적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이렇다. 이진경과 진중권의 책을 읽으면 이 둘은 정말 타고난 천재구나 하는 생각이 든 반면, 강신주는 천재라기 보다는 노력형 그리고 실천형 운동가의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서 물론 이 책이 대중서라고는 하지만 이 책에 쓰여진 그의 생각의 깊이가 나를 크게 울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의 활발한 저술 활동과 강연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건강하게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강신주의 또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누가 추천 좀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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