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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수필과 소설

우리가 하늘 날 수 있을 만큼 가벼웠을 때_좀머씨 이야기_파트리크 쥐스킨트

 

 

 

 

*좀머씨 이야기_파트리크 쥐스킨트

 

『좀머씨 이야기』는 『향수』를 지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다. 이 책은 머리 식히기 용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꼬마 니콜라』의 장 자크 상페의 삽화도 보는 이를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날 좀 내버려두란 말이오!"

 

텅 빈 배낭을 짊어지고 기다랗고 이상하게 생긴 지팡이를 손에 쥐고 뭔가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잰 걸음으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매일 걸어 다니는 좀머씨는 어린 소년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다. 정작 제목인 좀머씨는 이 소설에 고작 세 네 군대 밖에 나오질 않는다.

 

 

 

 

 

오래 전, 수년, 수십 년 전의 아주 오랜 옛날, 아직 나무타기를 좋아하던 시절에 내 키는 겨우 1미터를 빠듯이 넘겼고, 내 신발은 28호였으며, 나는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벼웠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그 무렵 정말로 날 수 있었다.…(중략)…하마터면 그대로 날아 버렸을 뻔했던 적이 그 무렵 한 번 있었던 것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학교에 입학한 후 처음 맞는 가을이었다. 하교 길에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불어서 양팔을 옆으로 쭉 뻗지 않고서도 넘어지지도 않고, 스키 선수가 맞바람을 맞으며 자신의 몸을 버티듯 그렇게 비스듬한 자세로, 점점 더 비스듬하게 내 몸을 구부릴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바람을 뒤로 맞으며 학교 앞동산의 초원을 가로질러 뛰어내려왔을 때 발을 조금만 힘차게 구르고, 팔을 양쪽으로 쭉 뻗기만 했더라면 내 몸은 바람을 타고 훨훨 날 수 있었을 것이다. p7

 

 

나도 어렸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슈퍼맨처럼 망토만 두르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코로 숨을 쉬어도 숲의 향기를 느끼기가 힘들고, 바람을 맞아도 예전만큼 상쾌함을 느끼지 못한다. 가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순수했던 그리고 모든 것이 설레였던 그 시절로. 어린시절, 살랑이는 바람만으로도 설레던...첫사랑처럼.

 

 

 

 

 


좀머 씨 이야기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8-05-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원색 삽화와 함께 엮은 독일작가의 중편소설. 배낭을 짊어지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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