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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수필과 소설

데미안과 노르웨이의 숲_상실의 시대_무라카미 하루키

 

 

 

세계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젊은이들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가슴에 품고 전장에 나섰다. 그 시절 젊은이들은 『데미안』을 읽으며 고뇌하는 자신의 청춘과 만났다. 1980년대 젊은이들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을 읽으면서 고뇌하는 청춘과 사랑의 슬픔 그리고 시대의 상실을 공유했다. 우리나라에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읽혀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은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소설로 여겨져 왔다. 도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일까? 한때 이 책을 읽으면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책읽기를 미루어 왔다. 그리고 스물한 살이 되는 해가 되어서야 『상실의 시대』와 만나게 되었다.

 

이 소설의 화자 ''의 모습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과 닮았다. 의미 없는 일상이 매일 반복되는 것만 같고,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실망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순된 모습들로 인해 가슴속에는 무엇인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것을 채우려고 해도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느끼는 ''의 모습이 나와 닮았다. 아니 나와 닮아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고뇌하는 20대의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기즈키의 죽음”으로 느끼게 되는 ''의 삶에 대한 허무...죽음은 삶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죽는 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떤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중했던 친구를 잃고 그의 기억을 상실해 가는 자신의 모습에 쓴 웃음을 짓는 ''의 모습이 떠오른다.

 

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새로운 ''의 대학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심각하지 말 것. 시대와 나 사이에 거리를 둘 것. 그 거리를 채우는 허무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웃자. 웃음으로 스스로 가벼워지자.

 

『데미안』도 『상실의 시대』도 나에게 답을 던져 주지 않는다. 답은 내가 찾는 것이다. 답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없을지도 모르는 “무엇” 그 무엇은 내가 찾는 것이다. ,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상실의 시대
국내도서>소설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유유정역
출판 : 문학사상사 200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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