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보는 눈은 다양하다. 그리고 그 세상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시인은 언어로 음악가는 소리로 미술가는 색채나 형태로 자신이 느끼고 보는 세상을 표현한다. 『머리로 보는 그림 가슴으로 느끼는 그림』 이 긴 제목의 책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눈들 중에서 미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 일반적으로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오..멋진 그림이군...잘 그렸네...역시 유명한 화가야..."라는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감탄사만 연발한다. 유명한 화가라고는 하는데 전시된 작품들은 도통 알 수 없는 그림들뿐이고, 친절하게 그림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큐레이터들의 설명도 잘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작가의 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이 담겨진 시대적 배경과 그 작가의 생각을 이해 할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두꺼운 서양 미술사 책을 펴놓고 책상에서 책과 씨름하는 일은 수학의 정석을 펴놓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 일처럼 여간 지겹고 힘든 일이 아니다.
■ 이 책은 작은 서양미술사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책의 두께도 얇다. 또한 간간히 재미있는 만화삽화들이 들어가 있어 지루함을 없애준다. 그야말로 정말 친근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 책은 서양미술사를 미술가들이 세상을 보는 눈의 변천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눈은 크게 사실적인 눈과 마음의 눈 그리고 분석적인 눈으로 나뉜다.
■ 사실적인 눈에서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을 어떻게 하면 2차원 화폭에 정확히 담을 수 있을까?라는 인간의 욕구에 원근법과 해부학이 발달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음의 눈에서는 고흐, 뭉크, 칸딘스키, 잭슨폴록 등의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표현한 작가들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석적인 눈에서는 세잔, 드가, 몬드리안, 피카소 등 세상을 지적인 눈으로 분석하며 그린 작가들을 소개한다.
■ 이 책에도 단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그림이 흑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싼 걸까? 그림에서 색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책에 삽입된 그림들은 모두 흑백인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그림을 감상하려면 인터넷을 통해 보거나 직접 화보를 찾아서 보아야하는 한다. 또한 150페이지 분량의 책이라 깊게 공부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서양 미술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많이 부족한 책이지만 미술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이웃집 친구처럼 친근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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