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 소녀와 청량리에 있는 "혜성 칼국수" 집에 갔다.
이 집은 첫째 셋째 주 일요일은 쉰다고 해서
전화를 걸어 오늘 영업을 하는지 물어보았다.
"저 여보세요? 오늘 영업하나요?"
"뇌...영업합니돠. 8시 30분까지 오쇠요..."
오..이 카리스마 있고 도도한 주인 할머니의 목소리.
나발소녀와 홍당무는 공복과 멀미에 시달리며
드디어 혜성 칼국수집에 도착
허름한 간판과 조촐한 식당 내부가 인상적이다.
맛집이라는데 그 흔한 광고 하나 없고...정말 맛집 맞나?
혜성 칼국수의 메뉴는 딱 두 개다.
멸치 칼국수와 닭 칼국수.
칼국수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두도 없다.
오. 역시 맛집은 이런 뚝심과 자신감이 있어야지.ㅎㅎ
나발소녀와 홍당무는 멸치 칼국수 두 그릇을 시켰다.
큼지막한 스댕 그릇에 나온 멸치 칼국수.
아주 미니멀하다. 그 흔한 고명 하나 없다.
그저 후추가루가 조금 얹혀있을 뿐.
그래도 양 하나는 끝내준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으려나.
물론 나발소녀와 홍당무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지만.
예의상.ㅎㅎㅎ
어랏? 면발이 예사롭지 않네?
손칼국수인가? 면발이 두툼한게 튼실해 보인다.
한 젓가락 들어보는 나발소녀.
튼실한 면발들이 들어올려진 모습.
저 면발을 타고 올라오는 갈색빛 국물을 보시라.
끈적끈적하고 묵직한 멸치국물이 와우.
명동 교자도 그렇지만 혜성 칼국수 김치도 마늘이 많이 들어가서 조금 매운 편.
하지만 칼국수에는 이런 마늘 듬뿍 들어간 김치가 잘 어울린다는 사실!
김치 한 조각과 함께 먹는 이 칼국수 맛. 캬. 좋네
나발소녀는 다대기를 듬뿍 넣어 먹네. 역시 멋진 식성.
여기 다대기는 마늘이 90% 이상이니 주의할 것.
후루룩 후루룩 감탄사를 내뱉으며 국물까지 다 먹은 나발소녀.
칼국수 국물의 묵직한 맛에 완전 감동한 모습이었음.
원래 나발소녀가 명동 교자를 좋아했지만
홍당무의 생각으로 혜성 칼국수가 나발소녀 입 맛에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명동 교자는 조금 느끼하고 세련되고 달달한 맛이라면
혜성 칼국수는 묵직하고 진하고 칼칼하고 든든한 맛이랄까.
어쨌든 다음 번에 또 다시 올 것은 분명한 "혜성 칼국수"
더욱 번창하시길.
가격 : 6,500원
(주인장님께 칼국수 더 달라고 하면 한 그릇 더 줌. 사리추가 아닌 정말 한 그릇 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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