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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영화

페어러브_결핍과 사랑 사이에서

페어러브
감독 신연식 (2009 / 한국)
출연 안성기,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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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는 복잡한 기계다. 수많은 기계 부품들이 오밀조밀 유기적으로 모여 하나의 정밀한 사진기를 만든다. 그래서 부품 하나만 잃어버려도 고장이 나기 일수다. 수 십년 동안 카메라를 고쳐 온 남자가 있다. 그의 삶은 카메라 속 부품이 작동하는 것처럼 째깍째깍 돌아간다. 그런 삶 자체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안정적이고 부족한 것도 없기 때문에 그는 그만의 삶에 만족하면서 산다. 그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사느니 혼자 마음 편하게 사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만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여기서 나이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랑은 결핍에서 온다는 사실이다. 사랑을 하는 순간 우리는 결핍과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나 자체로 충분히 완전했던 존재도 사랑을 하는 순간 그 사람을 향한 열정으로 인해 결핍이 생기는 것이다. 함께 있고 싶고, 밤새워 이야기 나누고 싶은 감정들은 연인들에게 행복감을 주지만  그 행복의 크기만큼 결핍의 크기도 커지고 그에따라 상대의 결핍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미안하다 애들아, 다들 이렇게 힘든건데...미안하다...내가 비겁하게 함부로 했어...미안하다. 아...정말 난 비겁했어...다들 그렇게 힘든건데...미안하다."

 

이별은 사랑의 결핍을 공허함와 아픔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별의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라고는 하지만 신기한 것은 어느 순간 다시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결핍을 필연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어느 날 퇴근 길에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고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달'이란게 떠 있지?' '달'이라는 게 왜 어떻게 존재할까? 뭐 이런 생각 때문에 말이다. 이어서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왜 어떻게 생길까?'하는 생각에 또한 신기해 했다.

 

P.S :

이 영화는 세심한 소품도 좋고 자연스러운 배우들 연기도 좋지만 영화음악도 무척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