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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Paris_France (12.11)

[파리/프랑스] 파리로 가기전 스톡홀름 공항에서

 

 

 

 

 

 

 

 

 

 

2012년 HOSANNA meeting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여행을 가기전 (물론 출장을 여행이라 부르기는 다소 힘들지만) 여행객이 가장 들뜨는 장소는 단연 공항일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이 모인 장소. 공항. 영화 Up in the air에서는 세계 곳곳의 도시들과 그곳으로 향하는 비행기편이 적힌 전광판을 주인공과 함께 비춘다. 수많은 도시의 이름들을 전광판에서 읽다보면 초현실적인 느낌도 든다. 그래서 공항은 무국적성의 공간 무중력성의 공간이다. 공항은 대부분 시끌벅적하지만 떠나려는 원심력이 작용하는 공간이라 그만큼 외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아니, 그 감정을 외로움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1) 롤러코스터가 절정에 올라 아래로 내리막칠 때 시큼하게 가슴이 내려 않는, 2) 설레이기도 하면서도 조금 두렵고 그래서 외로운 감정 상태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 특히 홀로 떠나는 여행은 더욱 그런 감정상태가 된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의 출장에서 책 한권을 들고 간다. 옆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들 데리고 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이번에는 정혜윤의 "침대와 책"을 들고 갔다. 그녀의 관능적인 글쓰기가 왠지 파리랑 잘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스톡홀름 공항에서 그랬듯이, 마치 어떤 의식처럼, 물컹하고 텁텁한 참치말이와 라이트 맥주(가장 저렴한)를 먹으며 파리행 비행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