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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경제와 경영

이것이 10대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인가?_황금의 씨앗을 뿌려라_공병호

 

 

 

 

황금의 씨앗을 뿌려라_공병호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3년만에 1억 만들기"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

 

요즘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 제목들이다. 아주 좋은 길목을 차지한 경영 / 경제 코너에는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구호를 여기저기서 외쳐 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여러분~~부자 되세요~!"라는 어느 회사 광고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부자가 되라는 것이 최고의 덕담으로 통하는게 요즘 시대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넘쳐 나는 것 같다. 또한 그 수요량 못지않게 그 부자가이드 책들도 이미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 처세술 책들은 서로 소비자에게 관심을 끌기위해 좀 더 자극적인 제목을 입고 서가대에 배치되어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이 붐빈다. 신자유주의 물결이 휘몰아치는 이 시대 속에서 처세와 성공에 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처세술 책은 존재해 왔다. 우리가 고전으로만 알고 있는 삼국지도 하나의 고전 처세서일 것이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삼국지는 문학적 미학보다는 인물 간 속고 속이는 지략 싸움 그리고 인물의 야망에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처세술 책을 좋아한다. 그런 종류의 책들은 먼저 읽기가 쉬우며, 직접적으로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성공하는 방법,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 법을 알려주겠다는데 혹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처세술 책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공병호 시리즈"가 돋보인다. (10년후 세계, 한국, 일본, 공병호의 독서노트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지금까지 무려 60여권의 책을 썼다. 책 쓰는 것도 대량생산 시대인가?) 물론 이 같은 성공은 항상 주장하는 개인 브랜드화에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책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 책 내용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병호가 누구던가? 어느 정책 토론회에 나와 공공재인 의료시장도 자유주의 논리에 입각해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자유주의의 세일즈맨’ 공병호. 그게 답답하다. 그리하여 그는 과감하게 외친다. “장기의 자발적 거래를 허용하자!” 이게 “서방의 경제 제제 조치”로 신장이라도 내다팔아야 먹고 살 처지에 빠진 가련한 이라크인들을 보며 그가 내뱉은 말이다. …(중략)… “쌍방이 만나서 평화적 거래를 하게 되면 거래의 쌍방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미제 미사일의 영광, 땅 위에는 ‘거래’의 ‘평화’ (폭력과 상스러움 p79_진중권)

 

"시대의 자기계발 전문가? 아니면 수준급 협박 전문가?"

 

우연히 공병호씨의 "황금씨앗을 뿌려라"를 읽게 되었다. 책머리에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라고 써 있었다. 공병호씨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어떤 사명감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사명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년에게까지 자신의 시장범위를 넓히기 위한 수작이 아닌가 하는 불순한?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역시나 책 내용은 평이하다. 예전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자주 들었던 잔소리를 아주 친절하게 써 놓았을 뿐이다. "목표를 확립하고 생활하세요! 영어공부 열심히 하세요! 인맥을 넓히세요! 좋은 직업이 무엇인지 조사해 보세요! 재테크 투자하세요!"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만한 잔소리 아닌가? 그의 잔소리를 요약해보면 대충 이럴 것이다.

 

"애들아! 세계는 점점 국경이 무너지고 있단다. 바로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점점 세계로 퍼져가기 때문이지! 우리는 그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니? 그럴려면 영어와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나야 한단다. 그래야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고 높은 연봉도 받을 수 있단다. 그러니 너는 어렸을 적부터 너의 가치를 높여서 직업시장에서 너의 상품가치를 높여야 한단다! 명품으로 말이야. 그리고 요즘 평생직장이 어딨니? 돈을 벌면 재테크를 해서 너의 자산을 불리렴! 황금알을 낳는 오리처럼 말이야~! 그럼 너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부자가 될 수 있단다! 부자가 되면 너는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거야! 골프도 치고 멋진 차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인생을 즐기는 거지~!"

 

이것이 정녕 청소년을 위한 책이란 말인가? 요즘 청소년들이 상당히 일찍 성숙?한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을 벌써부터 동물의 왕국 시장경제 논리에 쳐 넣으려하는 것은 무슨 의도란 말인가?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깊은 뜻이겠지. 하지만 청소년기는 어떤 시기인가? 자신의 이상과 꿈을 위해 노력하는 아름다운 시절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는 꿈 많은 그들을 시대의 흐름을 타며 시대의 구조 속에 들어오라고 강요하는가. 왜 청소년들의 꿈을 연봉으로 획일화 시키려하는가! 그들의 세계를 야만적 경쟁이 난무하는 밀림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청소년들을 협박하지 말지어다!

 

"이 시대의 사명은 생존! 이다_(10년 후 세계, 공병호)"

 

■ 10년 후 세계에서 공병호씨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인냥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우리 시대의 사명은 "생존"인가? 고작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태어났을까? 이 말은 너무도 무책임한 말이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혹 대한민국의 발전과 한 민족의 번영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분이 있다면 입을 꾹 다물어 주길 바란다. 언제쯤 그 국가주의의 와 민족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날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해서?! 그것으로는 너무도 부족하다. 목적을 상실한 "생존"은 우리에게 결코 행복을 줄 수 없다. 그것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만들 뿐이고 그 속에 한없이 소외된 사람을 만들 뿐이다.

 

 

 


황금의 씨앗을 뿌려라

저자
공병호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02-06-1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10대를 위한 미래와 인생 지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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