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뻔뻔한 시대 한줌의 정치"의 저자 이진경과의 대화 대학교 학부 시절 이진경 씨의 책을 몇 권 읽었다. 그는 철학이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예술과 역사 그리고 생활의 예를 들어 일반인들에게 쉽게 잘 설명해준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그가 정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먼저 뻔뻔한 시대. 1970-80년대를 위선의 시대라고 한다면 2000년대 이후는 뻔뻔함의 시대이다. 우리는 돈 앞에 뻔뻔하고 정의 앞에 뻔뻔하다. 그리고 한 줌의 정치. 한 줌의 정치란 소수자의 정치를 말한다. 여기서 소수자란 절대적인 양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수자란 양적인 의미라기 보다는 사회의 기득권이냐 아니면 소외계층이냐의 문제라고 그는 말한다. 이러한 담론은 인간을 너머 생태계까지 생각의 영역을 넓힌다. 2시간 남짓의 강의.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환부를 들여다 보는 듯한 느.. 더보기 황량한 사막의 카페에서 벌어진 마법같은 일_바그다드 카페 ■ 황량한 사막 뿐이다. 거친 벌판.... 눈이 부신 태양 아래 남편과 헤어진 독일 여자가 허름한 바그다드 까페에 찾아온다. 바그다드의 황량한 사막처럼 황량한 바그다드 카페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 쟈스민. ■ 바그다드 카페의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건조하고 고독하다. 하지만 쟈스민은 카페를 하나 변화시켜 나간다. 그녀는 마치 마법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마음이 굳게 닫혔던 카페의 주인 브랜다도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고향으로 떠난 쟈스민. 그녀가 없는 바그다드 카페는 예전의 황량한 사막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붉은 색 하늘로 날리는 부메랑처럼 쟈스민은 다시 카페로 돌아온다. 브랜다와 쟈스민의 재회. 그리고 울려 퍼지는 calling you. 가.. 더보기 돼지가 된 비행사의 이야기_붉은 돼지 ■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에는 돼지 한마리가 등장한다. 전쟁에서 동료를 잃은 죄책감으로 스스로 마법을 걸어 돼지가 된 포르코가 바로 주인공인 붉은 돼지다. 1920년대 이탈리아, 세계 대전이 일어나던 시절, 포르코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그는 인간사회를 떠난 아나키스트이고 로멘티스트이다. 그는 말한다. “애국 따윈 인간이나 많이 하쇼. 돼지에겐 국가도 법도 없소" “내겐 돈이 중요해. 당신의 정치적 신념은 존경하지만, 끼어들고 싶진 않아” 전쟁이라는 광기에 휩싸인 그 시대에 인간으로 남는 것을 거부한 포르코가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 영화 "붉은 돼지"는 아름답다. 이탈리아 해안의 풍경 그리고 새처럼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의 모습 그리고 해안 마을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 더보기 빛으로 어둠을 말하는 방법_릴리 슈슈의 모든 것 ■ 대학에 들어와서야 이와이 슈운지의 2002년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다. 러브레터를 시작으로 웬만한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는 거의 다 봤다. 러브레터는 10번 정도 사월이야기는 5번 정도 스왈로우테일즈는 4번 정도 본 것 같다. 이렇게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최신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역시 인상적인 영상미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영상과 음악 그리고 대사... ■ 이번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 즉 online 세계와 중학교 시절 즉 offline 세계를 교차시켜 보여준다. 이번 이와이 슈운지의 감성코드는 아픈 기억이다. 러브레터나 사월이야기에서 유년기의 행복한 추억을 담았다면 이런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는 중학교 시절.. 더보기 순환하는 우주 속에 순환하는 인간의 삶_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세상은 이렇게 순환한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순환한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는 불교적 관점으로 인간의 삶을 성찰한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인간의 광기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인간의 삶에 대한 사색이 남았다. ■ 봄 우리는 한 인간으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업을 쌓아간다. 어린 동자승은 개구리 허리에 돌을 묶고 물고기 입에 돌을 넣으며 장난을 친다. 그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노승은 동자승에게 무거운 돌을 묶고는 다시 물고기와 개구리를 풀어주라고 말한다. 자신이 지은 죄를 알게 된 동자승은 물고기와 개구리를 풀어주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다 죽어 있었다. 동자승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며 그 업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 여름 동자승은 사랑을 알게 된다. 한 .. 더보기 난 그걸 사랑의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_4월 이야기 짝사랑했던 선배를 찾아 시골에서 무사시노로 올라온 소녀 우즈키. 그리고 짝사랑하던 선배와의 가슴 떨리는 만남. 사랑은 이제 시작이다. 이와이 슈운지는 4월 이야기에서 그만의 특유의 서정적 영상과 소녀적 감성으로 사랑이야기를 한다. 길지 않은 1시간 분량의 런닝타임 속에 이와이는 소녀의 미묘한 감정의 조각들을 조금씩 조금씩 맞추어 나간다. 4월은 설레는 봄이 아니던가. 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 겨울에서 깨어난 연초록빛 새싹. 벚꽃 그리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노곤함. 이 영화엔 이 모든 것이 음악과 영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봄비 내리는 거리를, 짝사랑했던 선배에게 우산도 없이 뛰어가는 우즈키 "선배님. 우산 다시 갖다 드릴께요.." "아니야 괜찮아 그냥 가져가...어짜피 망가진.. 더보기 돈이 지배하는 세계 그리고 옌타운 밴드_스왈로우테일스 버터플라이 ■ 엔화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일본의 주변 국가에서 소위 한탕을 하려는 여러사람이 모여든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옌타운(YenTown)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하지만 일본인은 옌타운이라는 말을 거북하게 생각하며, 오히려 옌을 노리고 찾아온 사람들을 옌타운이라 부른다. ■ 이와이 슌지가 러브레터를 만들고 그 후에 만든 이 영화는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옌타운...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돈이 목적이다. 차별받고 학대받지만 그들은 돈을 위해 이곳에 모인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는 건 가난과 고통뿐이다. 돈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옌타운. ■ 이 영화는 삶은 돈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진부하지만 이와이는 삶은 '희망'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더보기 3등을 해야하는 오빠와 운동화_천국의 아이들 "천국의 아이들" 이 영화는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영화이다. 이란의 정감어린 골목길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두 남매의 모습은 어떤 영화보다 순수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동생에게 신발을 사주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서 3등을 해야하는 오빠. 하지만 오빠는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1등을 해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우승을 했다는 사실에 좋아하지만 오빠는 동생에게 신발을 선물 못하게 되었다는 미안함에 눈물을 흘린다. 집에 돌아와 동생이 묻는다. "신발은?" "......미안....." 동생에게 미안한 오빠는 너무 열심히 달려 물집이 터진 발을 조용히 연못에 담근다. 연못속의 금붕어는 오빠의 마음을 안다는듯이 아이의 발을 맴돈다. 천국의 아이들 (2001) Chi.. 더보기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_내 아내의 모든 것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아내를 유혹하는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한 사람을 유혹하기 위해 달콤한 상황과 말들을 끊이 없이 내뱉은 성기씨는 무척 수컷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럽다. 전설의 카사노바가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모습을 보라. 남자가 봐도 섹시하다. 영화 "아비 정전"의 명대사도 성기의 입을 거치면 이렇게 느끼하고 가슴이 울렁거릴 줄이야.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 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은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됐으니. 영화는 남녀 관계 뿐만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발언"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것이 "불평 불만"으로 들릴지라도 "넌 너무 불평 불만이 너무 많어"라.. 더보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_화양연화 ■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가끔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닐까? 왕가위의 영화 '화양연화'는 '기억'을 모티브로 영화를 전개해 나간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수줍음에 고개 숙였다." 우연히 첸부인과 차우는 자신의 부부가 서로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버림받은 두 남녀는 외로움과 고독을 서로 공유한다. 'Yumeji's Theme'의 첼로 선율에 맞추어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주는 두 남녀의 발걸음..그리고 노란색 가로등 밑으로 내리는 빗방울 모두 그들의 고독을 노래한다. "우리는 그들과 달라요. 우리만 떳떳하면 되는거잖아요...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