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가끔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닐까?
왕가위의 영화 '화양연화'는 '기억'을 모티브로 영화를 전개해 나간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수줍음에 고개 숙였다."
우연히 첸부인과 차우는 자신의 부부가 서로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버림받은 두 남녀는 외로움과 고독을 서로 공유한다. 'Yumeji's Theme'의 첼로 선율에 맞추어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주는 두 남녀의 발걸음..그리고 노란색 가로등 밑으로 내리는 빗방울 모두 그들의 고독을 노래한다.
"우리는 그들과 달라요. 우리만 떳떳하면 되는거잖아요."
■ 첸부인은 애써 차우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손도 서로 잡지 못하는 두 남녀의 모습은 오히려 그들의 묘한 사랑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 'In the mood for love'인 것은 그 때문일까? 우리는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에서도 그들이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두 남녀는 이별연습을 한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고 하지만 두 남녀는 곧 다가올 이별을 연습한다. 그리고 결국 차우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려던 첸 부인은 눈 앞에 다가온 이별 앞에 울음을 터뜨린다. 사랑하는 차우를 보내야하는 첸부인이 흘리는 한 방울의 눈물은 우리에게 가슴 시린 사랑의 이별을 느끼게 한다.
■ 이별한 두 남녀 그 둘은 행복했던 그 시절을 회상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앙코르 와트 사원. 차우는 그 곳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속삭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앙코르와트의 영원성 속에 자신의 화양연화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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