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이면, 기숙사 주변 조그만 수퍼에서 맥주 한병과 안주를 사온다.
일종의 제식처럼 토요일 밤은 홀로 기숙사 방에서 맥주와 함께 밤을 지샌다.
맥주는 나처럼 메마른 사람들에게도 심포니를 듣는 듯한 감수성을 준다.
찬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 그 속의 알콜들이 샤워실 온수처럼 기분을 은은하게 데워주는데
그때 나는 내일은 조금이라도 늦잠을 잘 수 있는
그리고 오늘밤은 내가 즐기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들을
마음 놓고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흐믓해하며 새벽 시간을 유유히 유영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는 사람들]도 그림 밖에서는 외로워 보이지만
그림 속에서는 그 시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지독한 고독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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