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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평론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심상은 날카로운, 냉철한, 분석적인 같은 형용사들이다. 대부분 소위 남성적인 이미지들이다.자신과 평론 대상을 분리시키고 해부하듯 대상의 의미를 파고느는 모습의 사람들을 "남성적인" 평론가들이라고 하자. 그들은 보통 대상의 본질을 알아냈다고 또는 아무것도 없는 너를 한 껏 비웃어주겠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영화 평론가 김혜리는 그런 평론가는 아닌 것 같다. 그녀의 글을 읽노라면, 늦은밤 다락방에 있는 조그만 책상 앞에 앉아 첫사랑에게 편지를 쓰는 수줍은 소녀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첫사랑의 대상은 당연이 영화다. 그리고 그녀는 수줍게 말한다. "영화야, 미안해..."라고. 이 말이 "영화야, 사랑해..."라는 말보다 더 애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장재인의 노래 "반짝 반짝"에서 영롱히 반짝이는 "당신"과 달리 반짝이지 않아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하는 소녀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그런 것은 아닐까.
반짝반짝_장재인
반짝반짝해 손에 닿지않는 당신이
반짝반짝해 나를 보는 그대 시선이
반짝반짝해 닿을 수 없는 그 모습에
부끄러워요 반짝이지 않는 내 모습이
사랑 스런 모습이 반짝반짝
멀어져간 모습이 반짝 반짝
반짝이는 그대 빛은 날 밝힐수 없나요.
이룰 수 없 다면 그 모습 알아보지 않을래.
사랑 스런 모습이 반짝반짝
멀어져간 모습이 반짝 반짝
사랑 스런 모습이 반짝 반짝
멀어져간 뒷 모습 반짝 반짝
반짝반짝해 손에 닿지않는 당신이
반짝반짝 이뤄질 수 없는 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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